2025년 4월 8일, 대한민국 증시는 미국발 충격파에 휘청거렸습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관세 부과 방침이 현실화되면서 코스피 지수가 장 초반 급락,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날 아침, 한국거래소는 오전 9시 12분 11초부터 코스피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고 밝혔습니다.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하락하고 1분 이상 지속될 경우 자동 발동되는 조치로, 프로그램 매매의 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안전장치입니다. 사이드카는 5분 후인 9시 17분 11초에 해제되었지만, 투자자들에게 남긴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았습니다.
코스피·코스닥 동반 급락…외국인·기관 동반 매도, 개인만 ‘사자’
미국의 관세 정책이 본격 시행되면서 국내 투자자 심리는 얼어붙었습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5% 가까이 급락하며 121.5포인트 하락한 2,343.87로 주저앉았습니다. 코스닥 역시 28.64포인트 하락한 658.7을 기록하며 낙폭을 키웠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대규모 매도에 나서며 주가 하락을 부추긴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만이 매수세에 나서며 방어에 나섰습니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업종 중심으로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삼성전자: -4%
SK하이닉스: -6%대
현대차·기아: 52주 신저가 경신
반도체 산업은 미국이 개별 품목별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분야 중 하나로, 한국 경제의 수출 주력 품목인 만큼 시장 충격이 매우 컸습니다.
관세 전쟁의 본질: 보호무역이 부른 글로벌 경기 침체 경고
이번 사태의 핵심은 미국의 일방적 보호무역 강화에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부터 지속되어온 미국 우선주의는 2025년 들어 더욱 강경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며, 4월 9일부터는 국가별로 개별 관세가 본격적으로 부과될 예정입니다.
백악관은 전 세계 50개국 이상이 협상 요청을 해왔다고 밝혔지만, 미국 정부는 "연기나 유예는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미국 상무장관은 “일시적 정책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체계”라며 관세 정책 유지 의사를 재확인했습니다.
우회 수출 경로까지 차단하겠다는 입장은 미국이 무역 상대국들을 얼마나 철저하게 통제하려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글로벌 반발: 워싱턴부터 파리까지 “트럼프는 손 떼라!”
미국 내에서도 반발은 거세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D.C.를 비롯해 뉴욕, 보스턴, 텍사스, 로스앤젤레스 등 미 전역 50만 명 이상이 거리로 나서 반 트럼프 관세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은 “HANDS OFF, 트럼프는 손 떼라”라는 팻말을 들고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경고했습니다.
세계 주요 도시인 런던과 파리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이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와중에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골프를 즐기며 정치 자금 모금에 나섰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국제 사회의 분노를 더욱 자극했습니다.
환율·물가도 들썩…서민 체감 경제 ‘빨간불’
환율 시장도 요동쳤습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68.90원까지 상승하며 심리적 저항선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미국 금리 인상과 관세 여파로 인해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수입 원재료 가격이 오르고 있으며 이는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으로 직결되고 있습니다.
햄 통조림: 5,500원 이상
냉동만두: 10,000원 돌파
외식 프랜차이즈: 연이어 가격 인상 (맥도날드, 롯데리아, 서브웨이 등)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는 3.6% 상승하며 전체 물가 상승률을 앞질렀습니다. 최근 10년간 신용품 물가 상승률은 41%로, 일반 물가 상승률의 두 배에 달하며 서민 경제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개엄 이후 안정된 환율도 관세 변수에 흔들
일시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던 환율도 다시 불안 요소에 직면했습니다. 최근 개엄 관련 정치 불확실성 해소로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32원 넘게 떨어지며 진정세를 보였지만, 미국의 관세 정책이 변수로 작용하면서 시장은 또 다시 요동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관세 정책이 실현될 경우,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며 경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수출 품목이 타깃이 되면서 중장기적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향후 전망: 미국 정책 리스크 주시해야
향후 국내외 증시는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라 롤러코스터 장세가 예상됩니다. 특히 관세 부과 정책이 확대되거나 추가 품목이 등장할 경우, 코스피는 물론 세계 증시 전체에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투자자들은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정책 수혜 업종이나 경기 방어주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필요합니다. 또 환율 변동성에 대비한 분산 투자와 리스크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