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고율 관세 전쟁은 세계 경제 전반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은 두 나라 모두와 깊은 무역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로, 이번 무역 갈등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고, 이에 따른 원자재 및 부품 가격 상승이 한국 내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직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특히 한국 소비자들이 자주 접하는 전자제품, 생필품의 가격 인상 흐름을 짚어보고, 그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의 구매 패턴과 대응 전략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전자제품 가격 상승의 간접 피해
미중 무역전쟁의 직접적인 충돌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가장 큰 간접 피해를 입는 나라 중 하나가 바로 한국입니다. 한국의 주요 제조업체들은 글로벌 공급망에 기반하여 운영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중국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미중 갈등으로 인해 중국에서 수입되는 부품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면서, 해당 부품을 사용하는 국내 전자제품 가격에도 도미노처럼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은 일부 스마트폰, 가전제품의 생산을 중국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중국산 부품을 다량 사용합니다. 하지만 관세 인상으로 인해 중국 내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미국 수출 물량에 대한 단가 조정이 불가피해지면서, 전체 원가 구조가 변동되고 있습니다. 이는 내수용 제품에도 반영되어 국내 판매가 인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4년 기준, 한국에서 판매되는 노트북 제품은 평균적으로 10~15% 정도 가격이 상승했으며, 중저가 태블릿 제품의 경우에는 최대 20% 가까운 인상폭을 보인 사례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일부 품목은 부품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출시가 지연되거나 품절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소비자들에게 제품 선택의 제약을 주며, 가격 대비 만족도를 낮추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또한 글로벌 반도체 가격 상승과 물류비 인상도 제품 가격 상승에 한몫하고 있습니다. 항공 및 해상 물류의 지연으로 인해 부품 조달 기간이 길어지고,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무너지며 중소 제조업체들의 생산 일정도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모든 구조적 변화는 결국 한국 내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상승으로 귀결되고 있으며, 고성능 제품 대신 중고 제품, 리퍼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생필품 가격의 점진적 상승
전자제품 못지않게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더욱 민감하게 느끼는 분야는 바로 생필품입니다. 대한민국의 생필품 시장은 상당 부분이 중국산 원재료 및 부자재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이며, 이에 따라 관세 전쟁이 원재료 단가와 물류비에 영향을 주면 자연스럽게 최종 소비자 가격에도 상승 압력이 가해지게 됩니다. 실제로 주방세제, 화장지, 플라스틱 용기, 일회용품, 세탁세제 등의 생활 필수품은 많은 경우 중국에서 수입한 원재료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포장재나 일부 화학 계면활성제의 경우 중국산 비중이 상당히 높은데, 미중 관세 갈등 이후 중국 측의 원가 상승으로 인해 한국의 수입 단가도 동반 상승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원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도소매가 기준으로 평균 7~12%가량의 가격 인상이 이뤄졌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생필품의 특성상 소비자가 가격 상승을 쉽게 체감한다는 점입니다. 전자제품은 비교적 고가이며 수시로 구입하지 않기 때문에 가격 변화를 느끼기 어려울 수 있지만, 생필품은 일상적으로 반복 구매하는 품목이기 때문에 단가 상승이 가계 지출 증가로 직결됩니다. 특히 가정당 자주 사용하는 품목이 많기 때문에 전체적인 지출 항목의 비중도 적지 않습니다. 2024년 상반기 기준으로 주요 대형마트에서는 1+1 행사가 줄어들고, 묶음 상품의 가격도 소폭 인상되었으며, 대체재로 떠오르던 국산 생필품마저도 원재료 수입 비용 상승으로 인해 가격을 조정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소비자는 할인 마트나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비교적 저렴한 대체 브랜드를 찾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개인 창고형 할인점이나 공동구매 플랫폼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응도 물가 상승 전체 흐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구매 패턴 변화와 현명한 소비
소비자들은 점차 물가 상승에 대응하는 나름의 생존 전략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브랜드 충성도가 높고, 편의성을 우선시하는 소비 패턴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철저한 가격 비교와 성능 검증을 통해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소비자들은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아두고 할인 알림이 뜰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을 사용하거나, 특정일에 진행되는 카드사 할인, 라이브 커머스 할인 등을 적극 활용합니다.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가성비 브랜드 추천’, ‘해외 직구 노하우’, ‘리퍼 제품 구입처 공유’ 등 물가 상승을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정보들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습니다. 특히 식품이나 생필품의 경우, 정기구독 서비스를 이용해 단가를 낮추거나, 브랜드 제품보다는 PB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에서 운영하는 자체 브랜드(PB) 상품은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전략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끌어올리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브랜드에 대한 우선순위가 ‘가성비’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한 중고 전자제품 구매 비율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가격 절감뿐 아니라, 환경을 고려한 ‘가치 소비’ 측면에서도 중고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습니다. 2025년 기준, 국내 중고 가전 거래 시장 규모는 약 2조 원 이상으로 추산되며, 이는 단순한 일시적 트렌드가 아닌 구조적 변화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미중 관세 전쟁은 단지 글로벌 정치경제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소비자의 실질적인 생활비에 영향을 주는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전자제품과 생필품의 가격은 눈에 띄게 인상되었고, 이에 따른 소비자의 대응 역시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글로벌 정세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한, 우리 소비자들은 정보를 바탕으로 한 똑똑한 소비 전략, 합리적 비교, 대체재 탐색을 통해 생활 방어력을 키워야 할 것입니다. 지금이야말로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야 할 때입니다.